당구
8/12/2010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벤담"은 영국 공리주의 철학의 토대를 닦은 철학자이다...
그의 이름 뒤에는 학창시절 누구나 배웠을만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문구가 수식어처럼 따라 붙는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배운 얇팍한 지식으로는 공리주의는 이해하기 매우 힘든 논리철학이다...
전통적 공리주의는 인간 쾌락의 정도에 의거하여 윤리적 가치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이 이웃집에 침입하여 인명 재산상의 피해를 입혔다면 누구의 책임인가???
당연히 전적으로 애완견 소유주의 책임이다...
하지만 말이다...
애완견 소유주의 집이 애완견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마련하기가 불가능한 지경의 부지 면적일 경우는 어찌해야 할까???
이와 같은 경우 이웃집은 애완견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자신의 집에 울타리를 마련할 의무가 부여된다...
이것이 바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주의 원칙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현대 자본주의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이다...
북반구는 자본 경제력을 비롯한 모든 권력이 이미 남반구를 넘어서 그 우위에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북반구의 내놓으라 하는 부유국들은 남반구의 빈민국들에 대해 그 어떤 의무도 이행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 권력적 입지만을 고려하여 남반구의 빈민국들에게 형식적 원조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남반구의 상당 국가들은 기후지정학적 원인으로 인해 빈민국 상태로 전락하여 가난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가난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오랜 기간 식민지배 생활을 해왔던 상태이다...
남반구의 자원들은 싼 값으로 북반구로 흘러 들어가고 북반구의 부유국들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환하여 이들 남반구의 빈민국들을 상대로 비싼 장사놀음을 하고 있다...
또한 북반구의 부유국들에 의한 환경 파괴의 피해는 이들 남반구의 빈민국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태이다...
북반구의 부유국들은 집행력도 행사할 수 없는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회피하려고 한다...
남반구의 빈민국들은 더이상 자신의 집에 울타리를 마련할 능력을 갖추기 매우 힘든 상태이다...
그렇다면 부유국들이 빈민국을 대신하여 그들을 위한 울타리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현재 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과도한 자유 경쟁이라는 도탄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가진자가 못가진자를 위할 수 있는 철학이 필요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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